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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평화재단 발기인 이미지 ''

인류는 지금 21세기라는 미지의 세계로 뛰어 들었다.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의 바다다.
지난 세기의 사고의 틀과 나침반으로는 미래로의 밝은 항로를 기약하기 힘들다.
새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가치관을 시급히 창출하고 새 질서를 엮어가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 새로운 패러다임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가 하기에 따라 다가오는 미래는 희망과 약속의 천년일 수도 있고 재앙과 좌절의 세기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곳곳에 도전의 깃발을 앞세우고 우리를 엄습하는 엄청난 변화의 물결을 슬기롭게 조정하고 창조적 에너지로 활용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평화로운 환경의 조성이 필수적이다.

일찍이 문명사적 대전환기를 맞아 우리는 인류공동체의 나아갈 바 이상과 비전을 재정립하고 여기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일이 참으로 절실함을 느낀다. 특히 반세기가 넘도록 분단의 불행 속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우선 민족의 비극과 상처를 하루 빨리 극복하고 한반도에 화합과 번영의 평화로운 터전을 가꾸는 데 힘과 마음을 모아야 한다.

나아가 동아시아인으로서, 세계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지난날 사상 종교 인종의 갈등과 증오가 빚어낸 인류상잔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인간의 보다 나은 삶과 행복증진에 기여해야 할 인류 공동의 과제도 아울러 안고 있다. 우리가 세계인과 더불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고 다듬는 일에 발 벗고 나설 때 국제사회도 우리를 존중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오늘, 세계사의 흐름이 요구하는 이러한 시대적 소명을 재확인 하면서, 여기에 공감하는 이들의 뜻을 모아 우리의 꿈을 현실에 펼칠 공익단체로 ‘21세기평화재단’을 출범시키려 한다. 우리 재단은 분단된 한반도에 평화를 일구는 방안을 연구하고 민간 교류 협력의 다리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 재단은 해도(海圖) 없는 항로에 뱃길을 그려가며 가까이는 우리 주변의 일상으로부터 크게는 지구촌 모든 삶의 현장에 평화의 여건과 분위기를 키워 가는 일에 작으나마 지혜와 힘을 보태고자 최선을 다 할 것이다. 뜻 있는 이들의 동참과 성원을 바라마지 않는다.

2000년 4월 3일
21세기평화재단 발기인 일동
발기인(가나다 순)
권오기, 강원용, 김경원, 김재호, 김학준, 남중구, 동 훈, 민현식,백충현, 신동원, 안병준, 오명, 이수빈, 이인호, 이채주, 정몽준, 한승주

※ 2006년 4월 3일부터 재단명칭이 [21세기평화재단]에서 [화정평화재단]으로 바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