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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서평 ] 북핵 볼모 대한민국 : 전문가 32인 갈 길을 말하다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설해 세계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 빌 게이츠는 2015년에 “인류에게 전쟁보다 더 많은 사상자를 낳을 것은 바이러스가 개입된 전염병일 것으로, 앞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해 1000만 명 정도를 죽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경고하면서,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억제시키는 데는 엄청나게 많은 비용을 썼으면서도 이러한 전염병을 예방하는 데는 너무 적은 비용을 썼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최근 인류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는 그 경고를 실감나게 해준다. 세계 제2대 강국이라는 중국이 발원지로 지목되면서 국가적 위신에 큰 상처를 입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 최대 강국이라는 미국이 급증하는 사망자 앞에서 쩔쩔 매고 있고,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의 주요한 국가들도 예외가 아니다. 아시아에서 최대 강국이라는 일본 역시 완전에 가까운 무기력을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키신저가 말했듯, 이 코로나19 사태로 국제정치의 지배구조에 커다란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사활을 건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쓰일 개연성이 높은 핵무기는 그 엄청난 파괴력을 생각할 때 여전히 인류사회에 대해 위협적인 존재라고 말해 결코 지나치지 않다. 특히 북한의 핵 위협이 실존하고 있는 한반도에 있어서랴! 그러한데도 1990년대 이후 30년 가까운 긴 세월에 걸쳐 자주 들어와 만성이 됐고, 특히 ‘코로나 사태’에 묻혀, 북한핵에 대한 우려는 잠재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시점에, 동아일보사 부설 화정평화재단의 산하기관인 21세기평화연구소는‘북핵 볼모 대한민국’을 펴냈다. 매우 시기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화정평화재단이 2017년 7월 13일부터 2020년 1월 20일까지 2년 6개월 동안 30회에 걸쳐 진행했던 「화정 국가대전략 월례강좌」에서 발표된 논문과 그것을 둘러싼 토론, 그리고 이 강좌와는 별도로 초청한 두 전문가의 발표와 그것을 둘러싼 토론을 시기별로 묶은 것이다. 강연자의 명단 가운데 필자를 빼놓고 보면 “어쩌면 이렇게 잘 선정할 수 있었나”라는 감탄을 절로 나오게 한다.


외교 책임자들, 예컨대, 한승주(전 외무부장관), 윤영관(전 외교통상부 장관), 송민순(전 외교통상부 장관), 조태용(외교통상부 차관)·김성한(전 외교통상부 차관) 등으로부터 시작해 국방 책임자들 예컨대, 김태영(전 국방부 장관)과 김병관(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및 신원식(전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차장), 북한정보를 총괄하는 이종찬(전 국가정보원 원장), 그리고 대북협상 책임자들, 예컨대, 현인택(전 통일부 장관)과 이종석(전 통일부 장관) 등이 포함됐다. 이어 청와대에서 외교안보를 총괄했던 천영우(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 등이 포함됐고, 외교 일선에서 활동했던 안호영(전 주미대사)과 최상용(전 주일대사) 및 남주홍(전 주캐나다대사) 등이 포함됐다. 현 문재인 정부에서는 문정인(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역시 포함됐다.


시야를 밖으로 돌려, 유엔에서 북핵문제는 물론이고 세계의 핵문제를 다뤘던 반기문(전 유엔 사무총장)이 포함됐으며, 주한미국대사대리와 주한중국대사 등 외교사절이 포함됐다. 주영북한공사로 김정일·김정은 정권의 핵 외교를 꿰뚫고 있다가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를 포함시킨 것은 글자 그대로 백미에 속한다.


지면의 제한으로, 발표자들의 통찰력 높은 관찰을 하나하나 소개할 수 없어 유감이다. 각자의 의견에 편차가 있음을 인정하면서 그저 뭉뚱그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 북한핵이 주는 긴박한 위험성에 대한 새로운 경고이다. 여러 차례의 거듭된 ‘평화 행사’들이 주는 빛에 눈이 부셔 제대로 보지 못했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미국의 서해안까지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 장착의 대륙간탄도유도탄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여러 전문가들의 경고는 이미 제기됐던 것이었지만 한반도상황의 위급성을 새삼 깨닫게 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한국정부를, 그리고 때로는 트럼프행정부를 모욕하곤 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북한이 핵개발에 있어서 커다란 도약을 이루었던 현실이 있었던 것이다. 쉽게 말해,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를 손에 넣었다는 자신감이, 그리고 한국을 ‘볼모’로 잡아놓아 한국에게는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김정은 정권으로 하여금 도가 지나친 발언을 계속하게 만들지 않았겠는가.


2017년 1월에 취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처음에는 싱가포르에서 이어 하노이에서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판문점에서 김정은 및 문재인 대통령과 잠시 회동했다. 2017년 5월에 취임한 문 대통령은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자신을 ‘남쪽 대통령’이라고 몸을 낮춤과 아울러 남북통일이 닥친 것 같은 그림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발표자들의 관찰에서 주류를 형성하는 것은 북한핵이 제기하는 현실적 위험을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게 보인다는 판단이다.


북한은 한국과의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오로지 미국하고만 협상하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자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선 위에서 협상하겠다는 것인데, 미국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북한핵을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가 어려워졌다는 판단은 비관적이지만 현실적이어서 두려움을 떨치기 어렵다. 그러나 현실을 직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두려운 현실을 직시하는 용기를 발휘하고 사즉생(死卽生)의 결의로 대처할 때 위기는 극복될 수 있다. 그리고 다수의 발표자들이 권고했듯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굳게 유지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국의 현 정부는 이번 4·15총선에서의 승리를 발판으로 삼아 남북통일에 관해 한 걸음 더 나아가려고 할지 모른다. 혹시 ‘연방’은 아니라고 해도 ‘국가연합’을 향한 어떤 움직임을 구상하고 있는지 모른다. 발표자들 가운데 이종찬 전 국정원장은 “지금은 통일을 말할 때가 아니며 남북 평화공존을 구현할 때이다”라고 말했다. 아주 적절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북한이 보여준 것은 ‘속임수의 정치’였다고 대부분의 발표자들은 지적했다. 북한핵을 다룸에 있어서 잊지 않아야 할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김학준 단국대 석좌교수

출처:주간동아 1235호 44~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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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 북핵 볼모 대한민국 : 전문가 32인 갈 길을 말하다
엮은이 ❘ 21세기평화연구소
분 야  ❘ 외교안보 / 인문교양/ 학습
가 격  ❘ 16,000원
쪽 수  ❘ 316쪽
판 형  ❘ 신국판(152*225)
발행일 ❘ 2020년 4월 20일
발행처 ❘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
ISBN  ❘ 979-1197003-40-0


“김정은이 당당한 핵보유국 정상으로 인정받는 건 시간문제가 됐다. 북핵 문제가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과, 앞으로 대처해 나갈 방향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북핵은 이제 전문가들의 영역을 넘어서 보통 사람들의 삶의 문제, 우리 자식들의 안위를 가르는 문제가 됐다.”
                                             -동아일보 논설주간 박제균-


❏ 책 소개
2017년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호’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화성-14호는 미국 본토 서부해안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등까지 도달할 수 있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세계는 물론 미국 조야까지 경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로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는 한반도 위기가 점점 고조되어 가던 2017년 7월 ‘화정 국가 대전략 월례 강좌’를 시작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배경과 북핵과 장거리미사일이 남북 및 북미 관계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의 대응 자세를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첫 강연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다. 10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귀국한 직후인 2017년 7월 13일 ‘1회 화정 국가 대전략 월례강좌’가 열렸다. 이후 올해 1월까지 2년 6개월 간 한반도 안보 정세 및 북미관계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사상 유래 없는 변화를 겪었다. 북미가 험악한 말싸움을 시작으로 무력충돌 직전까지 가는가 하면, 남북이 평양과 판문점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백두산 정상에 올라 손을 마주 잡았으며,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와 베트남 하노이, 판문점에서 회담을 했다. 


화정 국가 대전략 월례 강좌가 30차례 진행된 기간 동안 북한이 개발한 핵무기의 수량은 늘고 성능은 높아졌고 미사일 능력도 키워 대한민국이 북한 핵 볼모가 되었다는 평가가 늘고 있다. 2020년 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한반도의 긴장 상황은 예측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 책은 그동안 북핵과 한반도 정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강연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되짚어 봄으로써 앞으로 방향을 가늠하는 데 국가적으로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엮었다. 


월례 강좌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노재봉 전 국무총리,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학준 전 인천대 총장을 비롯해 전 외교통상부와 통일부 장차관, 전 주미•주일 대사,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 외교 안보 등 고위관리들이 다수 초대됐다. 전 통일연구원 원장과 대학교수 등 학자와 연구원, 마크 내퍼 주한미국 대사대리와 추궈홍 주한 중국 대사 등 외교관도 참여했다. 미국 워싱턴의 북한 인권 싱크탱크인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강연에 나섰다.


이 책에는 월례 강좌와 별도로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과 태영호 전 주영공사를 각각 초청해 재단 연구위원들과 북핵과 한반도 정세와 관련, 심도 있는 토론 내용도 함께 실었다.


❏ 엮은 곳 :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
2000년 4월 설립한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는 ‘민족 분단의 비극과 상처를 극복하고 한반도에 화합과 번영의 평화로운 터전을 가꾸는 데 힘과 마음을 모은다‘는 설립 취지에 따라 다양한 학술세미나와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차 례
1. 일촉즉발의 위기-북핵 그리고 ‘화염과 분노’
2. 평창에서 싱가포르까지-장밋빛 꿈속에서
3. ‘하노이 노딜’로 가는 길-기대와 실망 사이
4. 판문점에서 멈춘 비핵화 열차-환상은 깨어지고
5. 핵보유국 북한-한국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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